일본 추리 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자신의 ‘야심작’이라고 표한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 새로운 표지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1994년 작품으로 국내에는 2008년 출간 됐다. 일본에서는 75만 부가 팔리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올해 새로운 표지와 젊은 번역가인 최고은의 문장으로 새롭게 찾아왔다.
 

 

“사야카는 먼지에 뒤덮여 거의 원래 형체를 분간할 수 없어진 매트를 밟고 현관 바닥에 내려섰다. 그동안 나는 현관 옆에 있는 신발장을 열어 안을 살펴보았다. 그곳에는 운동화 두 켤레와 검은 가죽구두 한 켤레 그리고 여성용 갈색 구두 한 켤레가 들어있었다. 신발장 밖에는 한 켤레도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큰 집에 신발이 전부 네 켤레밖에 없는 건 좀 이상했다. 집에 사람이 살고 있을 때의 이야기지만.”

 

소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7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녀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수수께끼 집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촘촘한 스토리텔링에 추리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장르적 특성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또한 단 2명의 주인공과 한적한 숲 속의 회색 집, 그리고 만 하루의 시간으로 구성을 한정시켜 연극적인 묘미도 느낄 수 있다.

 

새롭게 번역을 맡긴 번역가 최고은씨는 “별다른 사건이나 다양한 등장인물 없이도 독자의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심리적인 힘을 가진 걸작이다. 히가시노의 소설이 그 드라마성에 비해 등장인물 내면의 심리묘사는 다소 구체적이지 않다 느꼈던 독자라면, 분명 이 작품이 그 갈증을 얼마쯤 매워줄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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