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먹는 밥상에서 세계사가 펼쳐진다. 먹을거리가 역사의 주인공이라면 이해될까? 원시 시대 정착생활이 시작되고, 요리로 문명의 싹이 튼다. 신선한 식재료를 바로 먹기도 하고, 발효 시켜 저장음식도 만들어낸다. 그 중 소금은 음식의 방부제 역할을 한다.

▲ 정한진 (지은이)/다른

프랑스는 소금에 세금제도까지 붙일 정도로 이를 중요시 여겼다. 결국 시민들의 혁명을 초래하는 과한 욕심이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입맛을 돋우는 계피, 후추 등 향신료는 매력이 많았나보다. 향신료를 갖기 위한 열망은 신대륙을 발견하게 한 구심점이 되었다. 악마의 음식으로 외면당한 감자, 토마토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 외에 건강과 미각을 찾아주는 여러 맛들이 어느새 권위의 상징이 되고, 강대국들에게 독점을 받게 된다.

서민들은 멀건 죽으로만 연명한다. 식민지가 된 국가는 더 많은 고통을 당한다. 최절정 인기몰이를 한 설탕이 그 예이다. 대량 생산을 위해 흑인 노예무역이 시작된 것이다. 노동력이 착취되고, 처참히 밟힌 인권을 되찾기까지 너무나 큰 희생이 따랐다. 맛 속에 이렇게 어두운 그늘이 가득한지 몰랐다.

물론 음식을 기초로 거대한 문명 발전이 도래했지만 이면에 새겨진 악순환을 해결하기란 어려워진다. 그 중 지구 반대편을 들여다보자. 흙으로 쿠키를 만들어 먹는 아이티 국가를 만나게 된다. 이들에게 육미(六味)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면 맛으로 출발한 세계사는 진정한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여전히 배고픔으로 고뇌하는 아픈 모습들을 바라보면 안타까움 가득하다. 앞으로 건강한 맛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바꿀 역사를 고대하며 이 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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