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존재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40대 엄마를 10의 어린아이의 감성으로 돌려주는 아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빨간머리 앤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그때의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며 성장했던 미숙한 존재의 아이였기 때문일꺼야.

▲ 루시모드 몽고메리(글) │김지혜 옮김│더디

엄격하고 고지식한 마릴라와 소심하지만 속깊은 매슈 독신남매에게 스펜서부인의 실수로 입양되면서 겪게되는 좌충우돌 삶의 이야기야.

 

깡마르고 잿빛 눈을 지닌 어린 소녀를 통해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그 애정은 너무라도 싶고 강렬해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앤에 대한 사랑이 지나치게 될까 염려가 돼 최대한 표현하지 않았던 마릴라도 앤을 키우면서, 앤이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그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의 귀한 존재가 된다는 거야. 내게 소중한 존재는 바로 너희야!

 

15년전 내 뱃속에 내가 아닌 다른 생명이 있다는 건 신기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어. 가장 바쁜 시기에 나에게 왔다는 신호를 알린 너. 너의 존재를 알고부터 나의 배는 이유없이 계속 아파왔지.

 

임신초기 자궁이 약해 유산의 가능성이 있다고 해 조심하고 있었는데 너무 배가 아파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밤에 잠을 잘 수도 없었어. 그래서 하게된 정밀 검사.

 

처음 알게 된 사실, 그때 내게 온 아이가 한 명이 아닌 두 명이 었다는 것.

하지만, 한 아이는 내 몸이 좋지 않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해 분열이 되어있었고 그 아이의 흔적이 지금 내 뱃속에서 강남콩만한 심장만 뛰고 있는 아이의 생명까지도 위협하고 있다는 거야.

 

아이가 뱃속에 있어 그 흔적을 수술할 수도 없어 자연적으로 없어져야 강남콩만한 심장이 뛰고 있는 아이가 살 수 있다는거야.

난 그때 내가 너무 몸을 혹사하며 살았던 그 시기를 후회했지만, 되돌릴 수 없었지.

 

분열된 그 아이에겐 미안하지만, 심장이 뛰고 있는 그 아이라도 무사히 내게 오기를 기다리며 아픈 배를 끓어 않고 매일 밤 울었고, 임신성 당뇨병, 임신중독으로 인해 아침에 일어난 내 발은 거인발이 되어 신발을 신을 수 없어 한 겨울에도 280의 남자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 했어.

 

지금 생각해도 나는 지독했던거 같아. 그와중에도 회사에 가 내가 맡은 일은 다 처리했던 걸 보면.......그랬으니 지금의 내가 있겠지만...

 

누구나 엄마가 되는 과정에 자신만의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존재 하겠지만, 나의 보물1호의 스토리는 최고의 드라마였어. 그 뒤에 이야기는 또다른 책을 통해 이야기 나누기로 하자.

 

처음엔 둘이였지만 둘이 되지 못하고 하나로 와 준 아이. 없어진 그 아이의 몫까지 주는 사랑으로 키워야겠다고 머릿속으로는 생각하지만, 사춘기가 된 너의 모습이 때론 화가나 다투거나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나도 너를 통해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지만, 마릴라처럼 너에 대한 사랑이 지나칠까봐 염려하지는 않아. 난 널 사랑하는 만큼 계속 표현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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