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맺어준 가정의 화목, 꿈은 덤으로

책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한 가족을 만나 설레는 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컴퓨터를 천직으로 여기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여행을 좋아하는 아빠 김영찬과 노래를 좋아해서 음악으로 교회와 사회에 봉사를 하는 엄마 장유니게. 피겨스케이팅을 너무 좋아해서 매일 아이스링크장을 다니며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호기심 많은 김민식 군과 그리기, 만들기, 동화 구연 등의 예술 활동을 취미로 여기며 아나운서를 꿈꾸는 김하연 양(으로 구성된 단란한 4인 가족이다.

이 가족이 책을 가까이 하게 된 계기는 함께 하는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가정의 화목과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TV를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연이가 태어나기 몇 달 전 거실 중앙에 있던 TV를 없애고 그 자리에 책장을 두어 한쪽 벽을 책으로 채웠다고 한다. 그때부터 책장으로 꾸며진 거실에서 함께 머물며 이야기하고, 편안하게 읽고 싶은 책을 꺼내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지금은 각자의 방에 책상이 놓이면서 책장이 분산되었지만, 지금도 TV는 보지 않는다. 책장이 놓였던 거실은 저녁에 가족이 모두 모여 다양한 발표의 시간을 가지고 가족들에게 지금의 자신을 표현하며 작은 사회 구성원을 만들어 가는 토론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 책이 맺어준 김영찬 가족

대학시절 독서 동아리인 ‘고갱이’라는 모임에 참여했던 아빠 김영찬.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통해서 사고의 힘을 키우게 되었단다. 독서 모임 때 늘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던 선배 김성훈은 참 깊은 사고를 하고 진중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선배를 삶의 멘토로 삼았고, 졸업 후에도 꾸준히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그 선배는 만날 때마다 손에는 반드시 책이 들려 있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손에는 늘 책이 함께 하고 있었다. 수불석권(手不釋卷)의 마음으로 열심히 책을 읽어서 선배를 뛰어넘고 싶다고 하자, 선배가 했던 말, “네가 열심히 달리는 만큼 나도 열심히 달려, 절대 잡히지 않는다.”라며 웃으셨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김성훈 선배의 영향으로 어느 자리에서든 책을 가까이 하고, 쉬지 않고 자신을 수행하며 아이들에게도 ‘본뜨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하고픈 호기심은 참 많지만 그 모든 것을 경험할 수는 없기에 책은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단다. 저자가 남긴 한 권의 책이 그 사람과 일대일로 소통하는 것이기에 좋은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어떤 저자와 이야기를 해야 할지 선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아이들이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어렸을 때부터 글자 읽는 것을 위주로 교육했고, 다행히 자녀들이 글자를 빠르게 습득했다고 한다. 글자를 읽기 시작하자 책 읽기 습관을 길러주고자 매일 저녁 책을 함께 읽는 시간을 가졌고, 짧은 동화책은 스스로 읽도록 권하기도 하면서 책 읽는 즐거움을 갖도록 도와주었다고 한다. 다독의 필요성을 느껴 아이가 책을 읽고 나면 리스트를 함께 작성하면서 성취감을 갖도록 해 주었고, 읽은 권수가 100권이 될 때마다 간단하게 파티를 하고 선물을 주었다고 한다. 100권, 200권, …… 1000권을 읽을 때마다 적절한 칭찬과 보상을 해주자 아이도 목표 의식을 갖고 열심히 읽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독서 습관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김영찬 가족의 이런 독서 교육의 장점은 성취감으로 책과 친해지고, 많은 책을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허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나치게 빠르게 책을 읽고 한 권의 책을 해치워버리는 식으로 읽으면서 ‘깊이’를 놓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한다.

 

읽으면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은 좋아하지만, 시집처럼 생각을 하고 감정을 공유해야 하는 책은 싫어하게 되는 습관이 형성되면서 적지 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저런 방법 끝에 엄마가 고학년이 된 아이에게 ‘책 읽어 주기’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릴 적 어린 아이에게 읽어주던 식으로 했더니 어린이처럼 듣기 시작했고, 읽는 중간 자신이 느낀 점들을 이야기하게 되면서 감정을 공유하는 종류의 책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족이 함께 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그들은 이렇게 독서 경영을 시작했던 것이다.

 

가족이 함께 꿀 수 있는 꿈이 있는 가족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건강, 행복, 공부 등 일반적으로 좋은 것, 모든 것이 김영찬 가족의 꿈이다. 자신이 좋아하니까 그 일을 하고, 그 일이 자신과 세상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자녀가 자라면 자녀의 삶과 부모의 삶이 나누어지기를 소망한다. 아이는 자신의 꿈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부모에게 기대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엄마, 아빠는 아이들의 양육이 끝나면 아이들에게 쏟았던 열정을 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한다. 각자가 자신의 길에서 목표와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물이 자신과 세상에 빛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 김영찬 가족의 꿈이다.

저작권자 © 한국독서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