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영재를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재학교가 전국 8곳 영재학교의 2019학년도 입학자 834명 가운데 70.1%(585명)가 서울(38.2%)·경기(31.9%) 지역의 중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울·경기 지역 진학자가 70%에 이르는 등 특정 지역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지방인 광주(5.5%), 대전(5.2%), 부산(4.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다시 말해, 지역 균형 등을 고려하여 영재학교 8곳을 전국으로 분산해 놨지만, 전체 입학자 10명 가운데 7명은 서울·경기 출신이라는 이야기다. 서울·경기 출신의 비중이 해당 지역 출신보다 낮은 곳은 신입생 절반을 ‘지역인재’로 뽑는 광주과학고(광주 출신 48.4%)가 유일했다.

 

 

서울·경기에서도 영재학교 입학생이 많은 지역이 따로 있었다. 입학생들의 출신 중학교를 시·구 단위로 분석해본 결과, 전체 영재학교 입학자 834명 가운데 49.6%(413명)가 서울·경기 지역 10개 시·구 출신이었다. 서울 강남구의 비중이 10.3%로 가장 높았고, 경기 고양시(5.9%), 경기 성남시(5.3%), 서울 양천구(5%), 경기 용인시(4.7%), 서울 노원구(4.1%) 등의 순서였다. 이들은 모두 교육 특구라 불릴 정도로 사교육 업체가 밀집한 곳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수도권 학생들의 입시학원이 되어버린 영재학교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들 지역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영재교육과 관련한 선행학습을 최대한 해놓고, 영재학교 진학을 노려보다 여의치 않으면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 등으로 진학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영재학교는 ‘영재학교-특목고-자사고-일반고’로 이어지는 고교 서열화 체제의 최정점으로 교육 특구에 터 잡고 막대한 사교육비를 쓴 경우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영재학교가 설립취지에 맞게 진짜 영재를 발굴하고 개인의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하도록 돕는 교육기관으로 존재하도록”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영재학교가 있는 지역의 광역 단위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을 단기적인 대안으로, 또 별도의 학교가 아니라 과학 영재성을 갖춘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탁교육을 하는 기관으로 전환하는 것을 장기적인 대안으로 고려해봐야 한다. 

 

한편 이날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낸 자료를 보면, 2019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자사고·특목고·영재학교 출신 학생의 비율은 43.6%에 이른다. 영재학교의 경우, 전체 고교 졸업생 가운데 영재학교 졸업생 비율은 0.14%에 불과하지만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영재학교 졸업생 비율은 8.8%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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