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연말을 향해가면서 내년 트렌드를 분석하는 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 책이 분석한 내년 소비트렌드의 특징은 무엇일까. 외로움이라는 키워드가 우선 두드러진다. 
 
신간 ‘2020 트렌드 모니터’는 Z세대(1995년에서 2003년까지 태어난 세대)가 소비 주류로 떠오르면서 소비행동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품이나 서비스 단순 기능뿐만 아니라 개별 사안에 대한 개인적 관심사나 가치관에 따라서 소비하는 경향은 더욱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의사결정과 소통습관, 인간관계 등 삶 전반에 걸쳐 ‘외로움의 크기’가 행동을 결정한다는 시각도 담겨 있다.  
 
저자인 종합리서치회사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개인화가 심화되고 있는 사회성’ 즉 취향이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한다. 최근 소비시장의 트렌드는 파편화다. 저자는 외로움이라는 키워드로 이 파편화에도 맥락이 있다고 설명한다. 개인 취향에 따라 인간관계나 콘텐츠가 재배열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 등이 나온다. 
 
Z세대와 Y세대(1987~1994년생·밀레니얼 세대)는 가까운 관계에 냉정하고, 사회 문제에 관심이 낮으며, 공동체에 대한 유대감도 덜 느낀다는 해석도 덧붙이고 있다. 저자는 2018년 처음 언급한 용어인 ‘개인화된 사회성’이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외로움이라는 키워드가 부각되는 것도 이 지점에 있다. 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층은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항상 타인과 연결돼 있다고 믿지만 동시에 분리돼 있다는 인식도 부쩍 느낀다는 것. 외로움의 정도에 따라 사회성 결핍도 다르게 느끼게 된다는 해석이다. 공동체에 대한 해석도 세대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를 이점에서 찾아내고 있다. 
 
코트라가 발간한 신간 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도 내년 전망을 하는 데 유용하다. Z세대 등 젊은층이 연결의 가치에 주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는 앞선 책과의 분석과도 비슷하다. 
 
이러한 분리에 대한 공포를 덜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젊은층은 비슷한 또래들과의 놀이를 통해서 이를 극복해나가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최근들어 온라인 공간에서 B급정서가 유행하는 것도 이러한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은 젊은층이 일종의 놀이로서 B급정서를 받아들이면서 자기들만의 공감대를 확산해나가는 것으로 분석한다. 
 
큰 틀에서 보면 이 역시 외로움이라는 키워드가 소비문화 지평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 내년 트렌드를 분석한 글은 이처럼 대체로 집단 보다는 개인이 점하는 위상이 점차 커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마이크로 엠브레인 측 관계자는 “개인의 취향이 소비를 주도한다는 인식을 갖추고, 세대별 타깃팅이 정교하게 하는 게 중요해져가고 있다. 단순히 소비자를 연령대나 성별로 분류하는 것을 넘어 관점을 벗어나 더 좁은 타겟팅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개인 취향 존중의 시대가 다가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든 콘텐츠가 개인의 취향과 소비 패턴에 맞춰져야만 소비가 이뤄진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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