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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황민규의 讀한순간 (2) 책읽는 외톨이는 외톨이가 아니다
황민규(지식혁명연구소 소장)  |  mkedwar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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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0  18: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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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민규(지식혁명소 소장)

동맥은 심장의 피를 신체 각 부분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혈관에 지방이 쌓이거나 염증세포들이 끼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심장 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근경색이 되고 뇌에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켜 뇌졸중이라는 병을 얻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소통이 안 되면 문제가 생긴다. KBS 아나운서인 김재원의 『마음수련』 기고 글을 보면 소통에 대해 
명쾌하게 알 수 있다. 그는 강의 전에 ‘소’ 그림과 ‘통’ 그림을 보여준다고 한다. 
 
‘소통’이란 게 이렇게 터무니없는 것입니다. 소와 통이 무슨 연관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저 통이 여물통이 되어줄 때 그 둘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됩니다. 소한테 여물통이 되어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소의 마음을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와 다른 사람의 연결고리를 찾아나가는 것, 그게 소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아 보여도 연결시키는 고리가 있다면 소통이 되는 것이다. 그는 소통의 정의를 “나와 다른 사람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독서는 소통이다. 소와 통을 이어주는 여물통 같은 연결고리 역할을 책이 한다. 소통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세상과의 소통, 타인과의 소
통, 자신과의 소통이다. 먼저 우리가 소통의 부재를 느낄 때는 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때다. 가까이에 있는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나 직장 동료일 수도 있으며 사업상 만난 거래처 사람일 수도 있다. 소통이 안 되면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한 심정이 된다. 원인은 타인과 자신의 신념이나 주장이 강하여 서로의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마음이 약한 탓이다. 독서는 이런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깨주고 타인을 이해하게 만듦으로써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다음으로 세상과의 소통이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이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형편을 존중하지 않는다. 자기 것만을 강조하는 사람은 세상과 소통할 수 없다. 소통은 양쪽이 함께 뚫릴 때 가능하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열어야 세상의 문이 열린다.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아야 열린 마음이 되는 것이다. 책 읽기는 간접 경험을 통해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길러준다. 인간과 삶의 본질을 이해시키며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는 이타적인 사람으로 거듭나게 돕는다. 독서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소통의 창문이다. 마지막으로 독서는 행복한 삶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기 자신과 소통할 수 있게 도와준다. 소통의 진리를 알려주는 것이다. 
 
올바른 독자들에게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접해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그를 친구로 삼는 것을 뜻한다.
 
헤르만 헤세가 『독서의 기술』에서 한 말이다. 독서는 세상과 타인을 이해시키고 친구로 삼을 만큼 소통이 잘 되게 돕는다. 소통은 막힌 마음을 뚫어주는 힘이다. 세상이 벽으로 다가올 때 뚫을 수 있는 힘을 준다. 먼저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행복에 이르게 한 다음, 타인의 문과 세상의 문을 활짝 열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현대는 직접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마음을 교환하는 시대가 아닌 온라인 상태의 만남이 잦기에 더욱 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말은 하는 순간 사라지지만 글은 영원성이란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소통이 잘못되면 큰 오해를 불러온다. 말이나 글을 통한 원활한 소통의 근본은 상대를 먼저 이해하고 배려하는 이타심을 갖는 것이다. 애정과 사랑이 없는 소통은 오래 가지 못하고 진정성도 의심받는다. 작은 것에도 관심과 사랑을 가지면 통한다. 떨어지는 낙엽 한 잎에도 관심과 애정을 가지면 그 낙엽은 썩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들을 위해 자신을 불태우는 고귀함을 발견할 수 있다. 사소한 일이라도 타인의 관심사를 기억하고 맞장구쳐주면 그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다가올 것이다. 

 

소통이 잘 된다는 건 막힘없이 뜻이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을 말한다. 책을 읽는다는 건 작가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소통하는 것이다. 책과 소통이 안 된다는 건 내용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책에 대한 흥미를 잃고 더 이상 읽고 싶은 마음도 사라지게 한다. 그러한 책은 어떤 지식이나 지혜도 줄 수 없으며 좋은 책이 아니다. 책과 독자가 서로 등을 돌리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좋은 책이란 독자와 작가 사이를 잘 연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소홀히 여기며 산다. 자아를 찾기보다는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한 잔 술로 시간을 보낸다. 홀로 있는 고독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보단 해외나 국내로 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 자기 자신과 만나려면 외로움을 견뎌야 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그 순간을 참지 못한다.  독서는 자아를 찾아주는 최고의 수단이다. 책이라는 거울로 자신의 깊은 내면을 보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자신을 되돌아보라고 끊임없이 조언한다. 책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적극적인 자아 찾기로 이어진다. 자아를 찾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고 세상을 알아가는 지름길이다. 결국 자신과의 소통은 독서가 주는 축복이다. 

 
책을 읽는다는 건 우주와 인간과 삶이라는 큰 주제를 읽는 것이 아니다. 티끌같이 작고 보잘것없는 사물에 애정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통찰력이 있다. 통찰력은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능력이다.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세심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바라보게 된다.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은 뛰어난 관찰력으로 타인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관심을 갖고 대할 수 있다. 소통은 섬세함이다. 결국 독서는 소통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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