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해 커피 한잔 타서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3분단 둘째 줄에 앉은 건민이 손에 있는 하늘색 쇼핑백이 눈에 띄었다. 뭐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내 앞으로 쪼르르 달려 나왔다.

“선생님 드리려고 만들었어요.”

쇼핑백을 열어보니 쿠키가 하나 들어있었다. 맙소사! 너무나도 정교하게 잘 만든 공룡 쿠키였다. 아이들과 다 같이 한바탕 웃고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아이들이 건민이를 찾는 순간은 늘 공룡이 함께 한다. 공룡하고 관련된 그 어떤 것을 봐도 무조건 ‘건민이’다. 고고학자가 꿈인 건민이는 공룡을 매우 좋아한다. 색종이로 공룡을 접어 친구들에게 선물하는가 하면, 그 어려운 공룡 이름을 술술 외는 건 예사다. 포악한 공룡 흉내를 내다 종종 야단을 맞긴 하지만 ‘건민=공룡’이 되어 버렸다.

 

어릴 적부터 건민이는 책을 그렇게 많이 읽었다고 한다. 몇십 권짜리 전집을 한 번도 아니라 여러 번 꺼내 읽었으니 당연히 아는 게 많다. 머리도 비상해서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그거 뭐더라? 그거, 그거.”

단어 하나도 생각 안 나 헤매는 나는 건민이를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가끔 머리에 뭐가 들었는지 열어서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건민이가 7월 14일에 제출한 수필을 공유하려고 한다. 아니!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이렇게 꼼꼼하게 보는 아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아는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고 그래서 다른 아이들에게는 지루하고도 남을 박물관을 꼼꼼히 살펴보는 아이, 양건민. 오늘도 접다 만 색종이와 종이접기 책을 펼쳐 놓고 영어실로 간 건민이 책상을 보니 괜히 웃음이 난다.

 

E=MC square (Excitement=Museum×Copper, stone, and iron)

 

오늘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다. 거기에는 정말 다양한 유물들이 있었다. 우선 고대관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먼저 구석기관을 관람했다. 오늘은 거길 다니면서 내 동생한테 설명도 해 주었다.

 

1.stone-tools made by smashing. (이게 맞는진 모르겠다)한국어로 그냥 뗀석기, 구석기이다. 거기선 주먹도끼, 찍개, 긁개 등 다양한 석기들을 관람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그림도 봤다. 그러고 나서 신석기관으로 갔다.

 

2.stone-tools made by grinding. (역시 맞는지 모르겠다)한국어로 간석기, 신석기이다. 거기에는 낚싯 바늘 등의 여러 간석기가 있었다. 그리고 가락바퀴, 토기들도 있었다. 그것들을 다 둘러보고 다음, 청동기관으로 갔다.

 

3.the first country in Korea. 청동기관은 고조선이랑 합쳐져 있어서 같이 쓴다. 일단 청동기관에 들어가서 보니 5학년 사회시간에 본 농경문청동기가 있었다. 책으로만 보던 걸 직접 보니 신기했다. 고조선의 화폐도 봤다. 그다음으론 고구려관에 갔다.

 

4.고구려. 고구려관에서는 고구려의 고분 벽화를 봤다. 그런데 고구려의 유물들은 생각보다 적었다. 아무래도 고구려 유물은 대부분 북한과 중국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다음으론 백제관으로 갔다.

 

5.백제. 백제관을 들어갔더니 기대했던 것보다 유물이 많지 않았다. 국립부여박물관과 국립공주박물관에 소장 중인 유물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역시 백제의 장신구들은 그다지 화려하진 않지만 수수하지도 않았다. 그다음은 가야관이었다.

 

6. 가야. 가야는 철제 물건을 만드는 기술이 발달했다고 들었는데 정말 철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았다. 갑옷과 말 갑옷도 정말 멋졌다. 하지만 일찍 멸망해서 그런지 유물이 많지 않았다. 다음은 신라관으로 갔다.

 

7.신라. 신라는 앞에서 봤던 관들보다 유물이 더 많았다. 신라관이 오늘 본 관들 중 25%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다. 그리고 거기엔 국보도 있었다. 그리고나서 밥을 먹으러 갔다. 나중에 언제 또 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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