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상(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다독多讀이란 많이 읽는 것이다. 다독은 좋은 것인데 왜 필자는 유감遺憾이라고 할까? 뭔가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이구동성 말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다독자가 생각보다 꽤 많다. 독서모임도 많고 자신은 독서량이 많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자주 만난다. 다다익선이라고 무조건 많이 읽으면 좋은가? 여기에도 정답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독서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많이 읽기만 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마치 골프 선수가 코치도 없이 잘못된 스윙을 수없이 반복해서 나중에는 고치기조차 어렵게 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독서방법도 다양하고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부단히 방법을 찾아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독서를 해야 한다.

 

필자가 멤버로 있는 독서경영포럼 안계환 대표는 자신에게 맞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첫째라고 한다. 이 말은 많은 독서광들이 자신에게 맞지도 않은 책을 무작정 많이 읽으려고 하는데 그게 능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올바른 독서를 위해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먼저 알고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목표도 뚜렷하게 서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스매치mis-match가 심각하게 일어나 시간을 낭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독서 방법과 방향을 검증하기 위해 독서 멘토의 코칭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 대표는 또 성과를 내는 독서를 강조한다. 성과가 없는 독서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성과를 내기 위해 좋은 방법은 역시 글쓰기와 강연이다. 칼럼이나 서평을 쓰거나 책을 출간하는 것이다.

 

다독을 자랑하는 것은 자칫 위험하다. 매월 몇 권 또는 매년 몇 권의 책을 읽겠다고 선언하고 책을 읽으면 목표 달성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성과를 내는 독서로서는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만 늘 충만할 뿐이다. 많은 책을 읽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하지만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해도 성과를 내는 독서는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가 채택한 방법이 쓰기 위해 읽는 것이다. 매주 서너편의 칼럼을 쓰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읽으면서 글감을 찾아내고 메모하고 또 메모하는 과정이 계속된다. 심지어 칼럼을 쓰기 직전에는 자다가도 칼럼 제목이 떠올라 벌떡 깬다. 필자가 생각해도 이렇게 계속해서 글을 쓰게 된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다독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정독이 좋다는 뜻도 아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독서 방법이 있다. 책을 선택하는 것도 항상 좋은 책을 선택할 수는 없다. 때로는 잘못된 선택도 하곤 한다. 그것조차 배움이며 경험이 된다. 어떤 책을 읽으면 글감이 많이 나오지만 어떤 책은 글감이 거의 나오지 않는 책도 있다. 아무튼 성과를 내기 위한 독서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에서든 군에서든 독서모임에서든 무조건 많이 읽기만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차근차근 성과를 내는 독서 방법을 알려주고 독서를 권장하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독서도 간절함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서에 대한 동기유발이 잘 되지 않는다. 많이 읽되 이왕이면 성과를 내는 독서를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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