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자: 오세한

도서명: 눈물바다

저자: 서현 지음

출판사: 사계절

작성일: 2019년 12월 13일

 

누구나 불행한 날이 하루쯤 있습니다. 뭘 해도 되는 일이 없고, 기분은 나쁘지만 해소할 방법은 없고, 집에 가서조차 편히 쉴 수 없어 그저 눈을 감고 내일도 불행하지 않을 보장은 없지만 그저 내일이 오길 바랄 수밖에 없는 그런 하루가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울 수 없습니다. 그저 창피해서, 누구나 울지 말라고 했기에, 아무도 울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대한민국 남자들이 눈물을 흘리지 못해 심리적인 문제가 생겨 우는 법을 알려주는 강의가 생겼다는 소식을 TV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남자는 평생 3번 울어야 한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말이 우리의 부모님세대 너머에서 이어져 슬픔을 억눌러야 할 것으로 만들어 우리를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인은 슬픔을 다른 방식으로라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놀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슬픔을 가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아이의 가정은 그렇게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루 종일 되는 일이 없던 아이가 비를 맞으며 집에 들어왔지만 싸우고 있는 부모님은 아이에게 관심조차 없고 입맛이 없는 것이 당연한 아이가 밥을 남기자 오히려 혼내기까지 하기에 아이가 부모님을 공룡이라 말하는 것도 당연하다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 책은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의 심리를 귀여운 그림으로 너무도 담담하게 그려 그 상황에 화를 내지도 못하며, 그저 가만히 혼자 울 수밖에 없고, 그렇게 흘린 눈물이 바다가 될 만큼 슬픈 상황에서도 눈물을 쏟아서 개운하다 말하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주변의 상황에 얼마나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부모님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동화책이 유치하다는 것은 편견이고 오히려 아이보다 부모가 읽어야 더 좋은 책도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아이에게 울고 싶을 때 울어도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가 울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책입니다. 부모들은 자신들의 싸움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아이에게는 너무나도 큰 문제입니다. 부모가 싸우고, 아이에게 무관심하면 지탱해줄 사람들이 사라진 아이는 그저 숨죽여 울거나, 어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보다 행복해야할 아이들이 아이로 남을 수 있도록, 눈물이 쌓여 바다가 되지 않도록 부모님들이 이 책을 읽고 한번쯤 자신들의 행동을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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