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주상훈,곽상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진이 살균·소독에 흔하게 쓰이고 10대 화학물질 중 하나로 꼽히는 염소(Cl₂)를 전기화학적 방법에 쓸 새로운 촉매제를 저렴하게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새 촉매는 백금(Pt) 원자 하나가 탄소 나노튜브(CNT)에 고르게 분산된 구조를 가졌다.

현재 쓰이는 염소 발생용 전기화학 촉매는 루테늄(Ru)과 이리듐(Ir) 같은 귀금속을 다량 포함한 산화물이어서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또 염소이온 농도가 낮은 조건이나 중성 수소이온농도(pH) 환경에서는 염소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산소까지 발생 시켜 염소 생산효율이 낮다. 

▲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연구진. 왼쪽부터 곽상규 교수, 정관영 박사, 주상훈 교수, 임태정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연구진은 그 원인이 금속산화물 기반 촉매의 본질적 특성에 있다는 점에 착안, 금속산화물이 아닌 다른 형태의 촉매를 개발했다. 이는 기존 상용 촉매(DSA)보다 귀금속 함량이 150배 적으면서도 염소 발생 효율이 높고, 반응 조건은 덜 까다롭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 개발한 촉매는 탄소 나노튜브 위에 '질소(N) 원자 4개로 둘러싸인 백금 원자'가 분산된 형태의 단원자 분산 촉매다. 이 촉매는 금속 원자가 표면에 완전히 드러나기 때문에 그 함량이 적어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고, 다양한 전해질 조건에서 상용 촉매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실험결과 나타났다. 특히 바닷물처럼 염소이온을 많이 포함해도, 반대로 염소이온 농도가 낮아도 모두 높은 효율을 보였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앞으로 다양한 환경이 전기화학적 수처리 장비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단원자 촉매는 50년 전 상용화된 귀금속 산화물계 촉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촉매 설계 개념이다"라면서 "전해질 조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중·소규모 수처리 장치와 선박 평형수 처리 등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자연과학 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이날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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